안산, 인수봉 암벽 초보등반 일지


올해 몽블랑 트레킹에서 악천후로 혼자 눈속에서 헤메다 중도에 돌아온 후에 몽블랑으로 다시 갈 생각에 꽉 차 있을 즈음이었다. 오래간만에 설악산전문의 숲향산악회의 마지막 한자리를 얻어 용아장성에 두번째로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고교선배님을 만났다. 나도 할 만 했지만 그분은 처음 산행이신데도 너무도 암릉산행을 즐기시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나에게 권기열 등산학교라고 들어보았냐고 물어보셨다. 오십대의 선배님께서는 나중에라도 암벽등반을 배울 생각이 있으면 거기에 가보라고 하셨다. 그 후 잊어버렸다가 다른 일로 종로산악에 들렸는데 권기열 등산학교 (이하는 권등이라고 칭함) 명함이 테이블 위에 있길래 하나를 얻고 그 주 일요일 아침에 전화를 하게 되었다.

첫인상부터 날카로운 눈매에 완벽하게 날씬한 운동선수 체구를 한 40대 초반의 권기열 교장이었다. 그리고는 내가 처음 접하는 암벽의 길을 정말 찬찬히 끌고 갔다. 그리고는 모두에게 일년 이내에 선등을 못서는 자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이다고 가르쳤다. 또한 자일과 볼트를 잡아서는 안된다. 그것은 스스로만이 아는 반칙이다. 등반에서의 신체의 중심이동법이 가장 중요하다. 등반을 잘 못해도 확보는 확실하게 해야 된다. 등등의 교훈을 일대일로 한사람 한사람이 몸으로 습득할 때까지 진땀나게 가르쳐 주었다. 이렇게 시작된 권등과의 인연은 암벽반 13기로서 안산에서의 5주간의 주말 교육으로 종료된 것이 아니었다.

1) 2001/10/13-14 (맛보기) - 안산 야간 등반

예습처럼 먼저 기수(12기) 야간등반에 참여했다. 난생 처음으로 안전벨트를 처음으로 매 보았다. 그리고 발을 아프게 조여대는 암벽화도 처음 신었다. 대슬랩을 야간에 멋도 모르고 올랐다. 오르는 도중 팔에 펌핑이 났지만 그냥 오르라는 호통에 따라 간신히 올랐다. 위에서 안전벨트에 묶인 줄을 당겨주는 느낌이 왔다. 안산위에서 서울의 야경이 멋있었다. 사람들이 다.올라올 때까지 기다리니 추웠다. 하강은 무섭지도 않고 너무나 재미있고 상쾌했다. 이런 맛에 하는가?

2) 2001/10/28 (첫째주)

안전벨트 착용법, 장비들의 호칭, 매듭법 등 기초 지식을 배웠다.

3) 2001/11/4 (둘째주) - 안산 대슬랩 등반

추락법과 확보법을 배웠다. 추락법을 배우면 암벽등반에서 공포감을 훨씬 덜 수 있는 것 같다. 등반은 잘못해도 용서할 수 있지만 확보를 잘하지 못하면 용서할 수 없다는 사실..... 선등자와 후등자의 상호 교감이 중요하다는 사실.....

4) 2001/11/10-11 (셋째주) - 안산 야간 등반

야간 등반을 했다. 후등 역할을 담당했다. 가까스로 마지막으로 오는 3학년1반 이라는 이름의 페이스 등반 루트다. 막판에는 많이 지쳤지만 산위에서 보는 서울 야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끝내고 시원하고 신속하게 하강하였다. 왜 이렇게 하강이 재미있을까?

5) 2001/11/18 (넷째주) - 인수봉 등반 : 우정 A 길

권등12기와 함께 올라 갔다. 안산의 교육장이 아닌 인수봉에 서니 커다란 스케일감이 압도한다. 이론과 실제의 차이라고나 할까? 잡지 않아야 하는 볼트나 자일 무었이든 도움이 되면 다 잡았다. 중반의 작은 절벽에서 너무 힘을 뺐다. 막판에도 당겨주는 힘으로 간신히 간신히 올라 갔다. 난코스를 오르고 나니 쉬운 길이 즐겁게 느껴졌다. 아직 무거운 체중과 약한 팔의 근력이 암벽 등반에는 부족함이 되었다. 아! 마침내 인수봉에 올라가서 보는 북한산의 새로운 풍경이 눈과 가슴에 다가왔다. 수십명의 권등 식구들끼리 기념 촬영을 마치고 하강할 때의 짜릿함이란! 전에는 아래서 위험스럽게 쳐다본 하강에서 이렇게 안정감이 느껴질 줄은 몰랐었다.

6) 2001/11/25 (다섯째주)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중심이동법 교육을 받았다. 페이스 등반에서의 중심이동이었다. 무릎이 볼트에 부딪혀 움푹 패어 들어가도 계속했다. 말로는 표현 못 할 터득의 느낌이 전해져 왔다. 마지막으로 권등 선후배 모두가 대슬랩 중간쯤까지 올라 종을 치고 내려오는 속도 경기가 벌어졌다. 그중 나도 그런대로 빨리 올라갔다 내려올 수 있었다.